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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PEC과 G20의 튼튼한 가교가 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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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PEC과 G20의 튼튼한 가교가 된 한국

입력
2009.11.1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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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아태 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과 새로운 성장전략을 담은 정상선언을 채택한 것은 뜻 깊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발생과 극복과정에서 새롭게 중심세력으로 부상한 아태지역 국가들이 출구전략과 그 이후 등 세계 경제의 주요 과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프리미어 포럼(세계 최고 경제협의체)으로 격상된 G20 정상회의의 내년 의장국으로서, G20과 APEC의 가교역할을 맡겠다고 밝혀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교역과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APEC 21개 회원국과 세계 GDP의 85%를 점하는 G20을 연결시켜 '열린 시장'을 지향하는 새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지지를 얻어낸 것이다.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셈이다.

이번 선언에서 주목되는 것은 경제위기 이후의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균형 성장, 포용적 성장, 지속가능 성장에 합의한 것이다. FATAAP와 DDA(도하개발아젠다) 등을 통해 지역경제 통합과 다자무역체제를 확산시키는 한편 선진국과 개도국이 동반성장하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이 외환위기를 겪지 않도록 글로벌 안전망을 구축하자는 지구적 합의인 셈이다. 이 대통령이 핵심 합의사항으로 출구전략 공조의 원칙 도출, 더블딥 경계, 포용적 성장전략 마련 등 8개 항을 꼽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느슨한 국제협의체의 합의에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큰 틀에 합의해놓고 개별적 국가 이해에 따라 움직인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회의 때마다 보호무역 책임 공방이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한국이 주요 의제를 선점하며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발언권을 높인 것은 위기를 슬기롭게 관리한 정부의 노력과 경제적 성과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국제사회의 중재자, 균형자 역할에 너무 집착해 국가적 이익이 소홀히 되는 위험을 늘 경계하면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강화해 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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