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19)가 그랑프리 대회 7회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그러나 엉덩방아를 찧은 탓에 200점대 점수를 유지하진 못했다.
2009~1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가 열린 16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플래시드. "아침에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던 김연아는 몸 상태가 나쁜 탓에 트리플 플립을 시도하다 넘어졌다.
실수가 잦았던 김연아는 1980 빙상장에서 벌어진 자유종목(free skating)에서 111.70점을 받아 미국의 유망주 레이첼 플랫(116.11점)에 이어 2위에 그쳤다. 지난달 1차 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133.95점)보다 무려 22.25점이나 낮은 점수다.
그러나 전날 규정종목(short program)에서 세계신기록(76.28점)을 세운 덕분에 합계 187.98점으로 플랫(174.91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김연아는 2006년 11월 출전한 2006~07시즌 그랑프리 4차 대회부터 7회 연속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았다.
피겨 여왕의 이번 대회 목표는 200점대 유지.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3월)와 그랑프리 1차 대회(10월)에서 연거푸 세계신기록(207.71점, 210.03점)을 세웠다. 하지만 3개 대회 연속 200점대 달성엔 실패했다.
파란색 의상을 입은 김연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부터 흔들렸다. 러츠 점프 착지가 불안한 탓에 토루프 점프에서 3회전을 채우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몸이 무거워 점프조차 힘들었다"는 말처럼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플립에선 엉덩방아를 찧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선 기본점수 5.50점에 가산점(1.80점)을 더해 7.30점을 받았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선 고작 0.70점을 받는데 그쳤다. 결국 주특기였던 러츠 점프에서도 실수했다. 여섯 번째 점프인 트리플 러츠를 2회전에 그친데다 착지까지 불안해 0.38점을 받았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아쉬움과 허탈함이 짙게 밴 웃음을 지었다.
갈라쇼를 마친 김연아는 17일 자동차를 타고 캐나다 밴쿠버로 이동한다. 항공 이동이 마땅치 않은 터라 자동차 여행이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 김연아는 앞으로 오전엔 체력훈련, 오후엔 빙상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김연아는 다음달 초 일본 도쿄로 이동해 그랑프리 파이널(3~6일)에 출전한다. 지난 시즌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우승을 뺏긴 김연아는 통산 3회 우승에 도전한다. 극심한 부진에 빠진 아사다는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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