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골프가 힘들고 지겨워지면 왼손잡이로 나서서 다시 해 볼 생각이다."
나이 어린 미셸 위(20ㆍ나이키골프)가 평소 밝혔던 골프에 대한 소신이자 도전 정신이다.
'천재 골퍼' 미셸 위가 마침내 화려하게 부활했다. 먼 길을 돌아오면서 겪은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내는 감격스러운 우승이었다. 신지애(21ㆍ미래에셋)는 신인왕에 이어 한국선수 최초로 상금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다.
미셸 위는 16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위 폴라 크리머(미국ㆍ11언더파)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03년 US여자아마추어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6년만이자 최연소 초청선수로 LPGA투어(다케후지클래식)에 출전했던 2002년 이후 7년만의 우승이다. 어린 나이에 영욕의 세월을 감내해야 했던 '천재 골퍼'가 뒤늦게 위너스 클럽에 가입하면서 신지애와의 '골프여제' 경쟁은 물론 LPGA투어 흥행몰이에 불을 지필 전망이다.
미셸 위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및 한국계 선수들은 12승을 합작해 2006년 11승을 거뒀던 시즌 최다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1타차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미셸 위는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11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미셸 위는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바로 앞 나무를 맞으면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성공시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신지애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뒤집기에 실패하며 크리스티 커, 모건 프레셀(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3위(10언더파 278타)에 자리했다. 신지애는 비록 올해의 선수상 확정은 마지막 대회로 미뤘지만 상금 6만5,936달러를 보태 시즌 상금 177만5,104달러로 신인왕에 이어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상금왕을 확정했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공동 6위(7언더파 281타)에 올라 올해의 선수 포인트 148점으로 신지애(156점)를 바짝 추격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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