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론자인 한나라당 일부 친이계 의원들이 16일 국회와 세종시 건설현장을 왕복하는 행사를 가졌다. 행정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했을 경우 예상되는 행정 비효율을 직접 입증해보기 위함이었다.
한나라당 심재철ㆍ임동규 의원은 이날 오전 8시40분 자신의 승용차로 국회 의원회관을 출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오전 10시50분께 부지 조성 공사를 진행중인 세종시 현장을 방문했다. 국무총리실과 9부2처2청 등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국무위원과 관계 공무원이 서울과 세종시를 왕복하게 되는 상황을 직접 체험해 본다는 취지였다.
심 의원은 국회로 돌아온 뒤 기자회견을 자청, "지방행 차량이 한산한 월요일 오전임을 감안하면 보통 2시간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며 "행정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하루 근무시간 중 5시간을 길바닥에 허비하는 엄청난 행정력 낭비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두 의원은 지난달 29일 세종시의 성격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녹색첨단복합도시로 변경하고 중앙부처 이전 계획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세종시건설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두 의원의 체험 행사를 두고 "지나친 논리적 비약", "세종시 문제를 희화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야 모두에서 나왔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세종시 기본계획에는 서울~세종시 직통도로 개설이 포함돼 있다"면서 "대꾸할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원안 추진을 강조해온 한나라당의 한 친박계 의원도 "'내가 고속도로를 달려봤더니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는 식이라면 생산적인 논의가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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