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김빠진 공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글로벌 증시 급등에도 불구하고 11월 거래량이 올해 9월 대비 45%나 감소하고, 코스피지수가 1,530~1,600선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멸산흥업'(滅産興業ㆍ사양 산업에서도 뜨는 기업)이라는 말처럼, 일부 증권사는 정체된 증시에서도 양호한 수익률이 기대되는 틈새 투자법을 제시하고 있다.
● 외국인이 선호하는 은행주
토러스투자증권은 최근 내놓은 분석자료에서 "한국 증시의 유일한 매수 주체인 외국인이 최근 매수세로 반전한 은행주, 특히 인수ㆍ합병(M&A) 관련 종목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업종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단기간에 머물지 않고,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토러스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은행주 비중은 현재 3.7%. 이는 최근 10년 평균(11.6%)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창욱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지난해 금융위기 와중에 국내 은행주의 조기 매도에는 성공했으나, 올해 이뤄진 은행주 반등 과정에서 재매수 시기를 놓쳐 주가 급등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은행주 추가매수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 국내 은행권에서 M&A 및 산업구도 재편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다. 과거에도 은행산업에 의미 있는 M&A가 발생한 뒤 수 개월간 외국인의 은행주 매수세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국영은행 민영화 및 외환은행 재매각 등에서 구체적 움직임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은 지속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60일 이동평균선 상회 종목
대우증권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지수 60일 이동평균선'(상한)과 '120일 이동평균선'(하한)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만큼, 개별 업종의 지수 흐름이 박스권을 탈피한 '특이 업종'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과거 유사한 장세에서도 60일선을 상회한 업종이 코스피 대비 꾸준히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업종은 음식료ㆍ철강ㆍ의료정밀ㆍ건설ㆍ통신업인데, 이들 가운데 개별 주가 흐름도 60일선을 상회한 유망 종목은 삼성테크윈 대림산업 오리온 롯데삼강 등이다.
● 11월은 중형주의 계절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과거에도 연말을 앞둔 11월 증시는 거래량이 줄어들고, 대형주 움직임이 둔화하면서 주가 상승세도 주춤해지는 특징이 있다. 반면 대형주에 눌려 지내던 중형주는 상대적으로 탄력을 받는 시기라는 것이다.
이 증권사 서동필 연구원은 "분명한 추세가 있는 장에서는 지수를 따라가는 대형주에 집중해야 하지만, 요즘처럼 지지부진한 장에서는 중소형주 중에서 똘똘한 종목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4분기 영업이익 예상증가율 등을 바탕으로 CJ오쇼핑 코오롱 다음 SKC 등을 유망종목으로 꼽았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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