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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난 태평양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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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난 태평양계 대통령"

입력
2009.11.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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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태평양계 대통령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가진 아시아정책 연설에서 자신의 성장배경, 인격형성 과정은 물론 향후 자신의 정책적 의지까지 담아 이렇게 언급했다.

하와이, 인도네시아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적인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펼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기구 창설에 본격적으로 참가할 것"이라며 아태 국가간 협력기구 간여를 순방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로 거론한 것은 물론 현재 미국이 배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정식 참가에도 의욕을 보였다.

이번 아시아 순방 일정의 절반을 할애, 3박4일 동안 머무는 중국과는 "현실적인 협력 관계 조성이 중요하다"며 "전략ㆍ경제적인 대화를 심화시키고 군사 교류를 개선하겠다"고 연대 강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등한 미일 관계'를 주장하는 일본 새 정부에 대해서는 "대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관계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협력 강화의 모델로는 한국을 꼽았다. 한미간 체결돼 양측 의회에서의 비준을 기다리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제스처는 자신의 성장 및 가족사에 대한 언급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를 따라 일본 가마쿠라(鎌倉)에 대불(大佛) 구경을 가서 말차아이스크림 사 먹었던 기억, 여동생이 중국계 캐나다인과 결혼한 가족사 등을 소개하며 자신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인격의 일부가 형성된 대통령"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배경에는 "아시아의 발전이 미국 경제와 고용 등,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력은 물론 거대 수출시장으로서의 아시아의 존재감, 동남아시아 각국의 성장잠재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는 당면한 세계경제위기의 극복, 향후의 균형 잡힌 성장에서도 아시아의 역할에 적잖은 기대를 표시했다.

아시아 중시의 바탕에는 북한 핵 등 이 지역의 안보 불안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미국의 대응책이 자리잡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강력한 핵우산 유지를 거듭 천명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조만간 시작될 북미 양자대화를 앞두고 북한에 대해 "위협에 굴하지 않고 행동으로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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