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 '웨딩싱어' 배우였던 조앤 매닝 안무 선생님이 제 연기를 보고는 'Lovely!'(사랑스러워)라고 칭찬해주셨어요."(웃음)
지난달 제6회 뉴욕뮤지컬페스티벌(NYMF)에서 '마이 스케어리 걸'에 출연해 국내 최초로 최고연기자상을 받은 배우 방진의(29). 11일 '웨딩싱어' 연습실이 있는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요란하진 않지만 당차고 씩씩했다.
"2001년 '드라큘라'에서 앙상블로 데뷔한 이래 받은 첫 상이었는데 시상식에도 못 갔어요. '웨딩싱어' 연습 때문에 일찍 한국으로 왔거든요." 입국 후 문자메시지로 수상소식을 접한 그는 예상치 못한 일에 실감도 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다만 "암전될 때마다 박수를 받은 행복한 기억만 있을 뿐"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 현지에서는 그에 대해 '가슴 울리는 연기'라는 평이 자자했다.
한창 연기가 무르익은 그가 새로 선보일 '웨딩싱어'는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국내 초연 뮤지컬. 식당 종업원인 줄리아가 부유한 약혼남 글렌, 결혼식 축가 가수 로비 사이에서 갈등하며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줄리아 역을 맡은 그는 로비 역의 더블캐스팅 황정민, 박건형과 각각 호흡을 맞추게 된다.
"줄리아는 보수적이고 순진한 여자예요. '마이 스케어리 걸'에서 살인을 일삼는 미나와 대조되죠." 방진의는 자신이 두 가지 모습을 반반씩 지녔다고 했다. 따라서 이해 못할 부분은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의문을 풀어간다고 했다. "줄리아가 글렌을 떠올리며 '나는 그에 비해 부족한 사람이야. 날 사랑해주니 너무 고맙지'라고 말할 땐 정말 답답했어요. 제가 투덜대니까 친언니가 '많은 여자들이 그래. 줄리아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길 꿈꾸지'라고 설명해 줬죠. 얼마 전 결혼한 베스트 프렌드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의 두 파트너는 어떨까. "황정민씨는 청혼, 결혼 다 해봤잖아요.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디테일한 연기가 일품이에요. 첫 장면에서 남녀가 마음을 숨기고 가슴 졸일 땐 눈물까지 보였는데, 진정성이 묻어났어요. 대신 박건형씨는 젊으니까 패기 있고 적극적인 모습이 돋보이고요."
"나다운 게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자신만의 줄리아를 연기하기 위해 일부러 영화나 브로드웨이 공연 실황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특별히 탐나는 배역은 없어요. 인연이 닿은 작품에 최선을 다할 뿐이죠."
공연은 충무아트홀, 27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02)501-7888
글ㆍ사진=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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