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M&A 큰 장 섰지만 큰 손이 없다
알림

M&A 큰 장 섰지만 큰 손이 없다

입력
2009.11.15 23:36
0 0

국내 인수ㆍ합병(M&A) 시장에 초대형 매물만 쌓인 채 팔리지 않는 '매물 적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큰 장'은 섰지만 정작 이를 살 수 있는 '큰 손'은 없는 형국인 것이다. 자칫 대형 국내기업들이 해외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에 나왔거나 나올 예정인 대형 매물은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대우건설과 효성이 인수의사를 철회한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해,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현대건설 쌍용자동차 등이다. 지난해 금융위기로 매각작업을 중단했던 정부와 채권단은 최근 경기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이들 기업의 주인 찾기와 투자금회수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국내 매수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워낙 덩치 큰 매물이라 신중할 수 밖에 없는데다 자칫 무리하게 인수할 경우 주가하락이나 재무구조악화 같은 이른바 '승자의 저주' 케이스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M&A 시장에 나와 있는 대기업들은 인수가격이 평균 3조원 이상. 현실적으로 이 가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 곳은 삼성 LG SK 포스코 등 뿐이지만 대부분 사업연관성이 없다며 손을 뗀 상황이다. 때문에 결국은 국내 M&A시장이 '해외펀드의 놀이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글로벌 경제를 지향하는 우리나라로선 기업을 해외자본에 매각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며 "다만 M&A에 참여하는 해외자본의 실체를 보다 철저히 살펴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한 곳을 선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쌍용차 기술해외유출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국가중요산업에 대해선 인수자에 대한 자격심사를 보다 엄격히 해야 하며, 필요할 경우 M&A시장에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매물에 대한 교통정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선진국처럼 투자은행을 육성해 자금조달을 원활히 해 주는 것이 M&A시장 활성화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