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중국대사에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 러시아대사에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현지 대사관을 통해 아그레망(외교사절 승인 절차)을 신청했고 외교 절차가 마무리되면 두 내정자는 내년 2~3월 부임할 전망이다.
류 내정자는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를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대통령실장을 역임했고, 이 내정자도 전경련 상근 부회장에서 지경부 장관으로 발탁됐었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분류된다.
정부 소식통은 "미국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중국 러시아에 핵심 측근을 대사로 전진 배치해 균형 잡힌 4강외교를 꾸리겠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보다 긴밀한 한중관계를 위해 중량급 고위 인사인 류 전 실장을 보내면 중국 정부도 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내정자도 가스 철도 등 러시아와의 경협사업, 양국의 정치 문화 전반에서 협력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류 전 실장의 경우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파동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1년5개월 만에 화려하게 관직에 복귀하게 됐다. 류 전 실장은 한때 중국대사 직을 고사했으나 이 대통령을 외교 측면에서 보좌하기 위해 중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전 실장은 2007년 대선 당시 이 대통령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을 맡아 한반도대운하 공약 등을 개발해 당선을 도왔다. 대통령실장 사퇴 후에도 개각 때마다 교육과학기술부, 국토해양부 장관 물망에 올랐던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이 대통령은 또 권종락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제1차관에 신각수 외교부 제2차관을, 제2차관에 천영우 영국대사를 각각 임명했다. 공석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에는 권혁세 금융위 사무처장이 승진 임명됐다. 이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 후보로는 강경근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지명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평안남도 지사에 박용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평안북도 지사에 백영철 한국기독교학교연맹 이사장, 함경북도 지사에 김동명 함북도민회 부회장을 각각 임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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