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들이 중심이 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행사가 13일 저녁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치러졌다. 아사히신문사 옆 공연장 아사히홀에서 진행된 추모식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 천정배 의원, 무소속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10여명이 참석했다.
500여명이 참석한 이번 추모식은 일본의 정계, 종교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재일동포 등 200여명의 인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만든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는 모임'이 주관했다.
행사는 고인과 평소 친분이 깊었던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일본 중의원 의장,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행정쇄신상의 인사말, 추모 영상상영, 와다 하루키(和田春樹) 도쿄대 명예교수, 이토 나리히코(伊藤成彦) 주오대 명예교수의 추도사, 헌가 및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고노 전 의장은 "김 전 대통령이 갖은 역경을 딛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특히 국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문화 개방을 비롯한 한일 관계 증진에 큰 역할을 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한국 측에서는 민주당 박지원 정책위의장이 장의보고를 하고, 정세균 대표와 한승헌 변호사가 각각 인사말과 추모사를 했다. 정 대표는 인사말에서 "김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낸 슬픔은 서서히 치유되고 있지만 고난과 박해를 이겨낸 큰 지도자에 대한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면서 "한국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동북아 평화 및 협력관계 발전을 위해 앞장설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행사 마지막 인사말을 통해 "남편이 망명, 납치, 사형선고 등 고난과 죽음의 고비에 있을 때 구명운동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일본 인사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남은 생애를 남편의 유지를 받드는데 바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재보선 공천갈등 이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행사장에서 따로 떨어져 앉은 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도쿄=김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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