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5대 그룹 중 2개 그룹의 계열사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세종시 성격을 행정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변경하는 것을 공식화하고, 현행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5대 그룹 중 2개 그룹의 계열사 생산라인 하나씩을 세종시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들과의 논의가 많이 진전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공해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 이전이 바람직하다"며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과 낮은 가격의 토지 공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결정돼야 기업 유치도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 순위상 5대 그룹은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롯데 등이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도 "정부측에서 5대 그룹 산하 기업의 세종시 유치를 위한 노력을 밀도 있게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일부 외국기업들도 세종시 입주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MOU(양해각서) 체결 직전 단계에 있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국내외 기업들이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주요 그룹의 관계자들은 "기업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소극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실제 주요 기업의 세종시 유치가 성사될지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정부는 이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제2차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회의를 열고 세종시법 개정을 공식화했다. 권 실장은 "수도 분할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행정 중심에서 기업 중심으로 도시 개념을 바꾸는 목적에서 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세종시의 자립자족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선 일자리 창출과 자족적 경제활동이 가능해야 한다"며 "(세종시 입주 기업에 대한) 제도적 유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서도 현행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종시 성격 변경을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 전면 개정은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 친박계의 반대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