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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재 키워 日 이겨주십시오" 정승열씨 一家, KAIST에 1억원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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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재 키워 日 이겨주십시오" 정승열씨 一家, KAIST에 1억원 쾌척

입력
2009.11.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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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일본을 이길 수 있도록 훌륭한 과학기술인들을 많이 길러주세요."

KAIST에 기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일가(一家)가 '극일(克日)'의 뜻을 모아 1억원을 쾌척했다.

서울에 사는 정승열(43ㆍ보험대리점 운영)씨는 10일 아버지 정대영(71)씨, 고모 정외현(81)씨와 함께 대전의 KAIST를 방문, 서남표 총장에게 현금 1억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그 동안의 기부는 개인이 자녀를 비롯한 가족의 동의를 얻어 이뤄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이번 기부는 처음부터 일가 내 여러 가족들이 뜻이 모은 '일가 기부'라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들의 기부금 1억원은 국내ㆍ외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정승렬씨 3형제와 아버지, 고모 등 5명이 각자의 형편에 따라 갹출해서 마련했다. 때문에 조금 더 낸 사람도 있고 덜 낸 사람도 있다.

이들 일가가 '좋은 곳에 기부를 한 번 하자'고 뜻을 모은 것은 2년 전이다. 그리고 최근에야 1억원을 마련했고, 어느 곳에 전달할 지 가족회의를 열어 논의하는 가운데 고모인 정외현씨가 과학기술 분야를 먼저 제안했다.

일본에서 소학교를 다녔고 혹독한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고모는 평소에도 "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나라가 일본을 이기려면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도리밖에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이에 다른 가족들이 그 뜻을 따랐고, 최근 활발한 혁신을 진행하고 있는 KAIST를 최종 낙점했다.

정승열씨는 "함께 기부를 준비하면서 가족간 유대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며 "작은 기부금이지만 우리나라 과학발전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귀한 뜻을 담은 기부금인 만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아주 값지게 쓰겠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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