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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총재 "당분간 금리인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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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총재 "당분간 금리인상 없다"

입력
2009.11.12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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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금리인상 계획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매파(강경론자)였던 이 총재가 비둘기성향(온건론자)으로 입장을 바꾸게 된 데에는, 경기나 환율요인 외에 '신종 플루' 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9개월째 동결행진이다.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4분기 이후에는 경기부양 효과 등이 많이 사라지므로 플러스 성장은 하겠지만 그렇게 큰 플러스는 아닐 것 같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당분간 경기 회복 쪽에 더 초점을 맞춰 운영하겠다"고 말해 당분간 금리인상계획이 없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저금리 기조를 끌고 가는 이유는 지금 상황에서는 그것이 가져다 줄 수 있는 이득이 손실보다는 더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금리를 정상화하는 시기는 세계 경제와 국내 재정정책 효과 약화, 민간 수요, 수출, 물가, 자산 가격 등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월까지만 해도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상쪽에 무게를 두는 강성발언을 쏟아냈지만, 지난달부터는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점차 늦추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왔다.

시장에선 '더블 딥'얘기가 끊이지 않을 만큼 경기회복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점, 급등하던 부동산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점 등이 조기 금리인상을 보류시킨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금리를 올릴 경우 최근의 원ㆍ달러 환율 급락을 더 부추기고, 이로 인해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라면 연내는 물론 내년 1분기에도 금리인상이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신종 플루의 경제적 충격을 매우 염려하고 있으며, 당분간 금리인상을 보류한 배경에는 이런 '플루변수'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도 "한은 내부에서 시나리오를 검토한 결과 신종플루가 급격히 확산될 경우 성장률에 무시 못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은에선 신종 플루가 최근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경우 성장률이 0.2~0.3%포인트 가량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소식에 시장금리도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4.34%로 마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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