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두 거대 기구의 수장이 누가 될지에 언론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마감된 KBS 차기 사장 공모에 후보로 등록한 15명 가운데서는 이병순 현 사장,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 강동순 전 KBS 감사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기존 한국언론재단과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을 통합한 기구로 내년 1월 출범할 예정이다.
KBS 사장, 연임이냐 복귀냐
KBS 공채 4기인 이병순 현 사장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KBS를 맡은 뒤 올해 3분기 현재 261억원의 흑자로 돌려세운 공이 우선 강점으로 부각된다. KBS가 정연주 전 사장 해임으로 겪은 극심한 진통 등 사장 교체 과정에서 반복돼온 노사갈등을 피하고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라도 새 인물로의 교체보다는 이 사장 연임 쪽에 무게추가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KBS노조원들의 투표 결과, 연임 반대(76.9%)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오는 등 내부 반발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숙제다.
김인규 회장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KBS 공채 1기 기자 출신이라는 상징성에다 재직 시 보여준 업무추진력과 선후배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는 등 지지세력이 여전히 KBS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KBS 사장 선임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시 방송특보를 지낸 사실에 발목을 잡힌 것이 여전히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고영신 KBS 이사는 "KBS 출신 인사들 간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사장과 김 회장의 2파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강동순 전 KBS 감사도 손병두 KBS 이사장과 가톨릭언론인모임 등을 통해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복병으로 거론되고 있고, 제3 인물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유력 사장 후보 3명에 대해 벌써부터 KBS의 내부 반발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KBS 노조와 PD협회 등은 성명과 결의문을 통해 "이병순씨는 물론, 대통령 특보 출신인 김인규씨와 200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언론을 어떻게 장악할지 논의한 이른바 '녹취록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강동순씨의 KBS 사장 추천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KBS 사장추천위원회는 13, 14일 후보 등록자들에 대한 서류심사를 거쳐 5명을 압축하고, 19일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신임 사장은 2012년 11월까지 3년 간 KBS를 이끌게 된다.
통합 언론진흥기구 첫 수장은 누구
언론진흥재단 설립추진단은 16일까지 임기 3년의 이사장 1명, 상임이사 3명, 신문유통원장(개방형 직위) 1명 등 모두 5명을 뽑기 위해 지원서류를 접수 중이다.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에는 청와대 참모 A씨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A씨가 재단 이사장 직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언론계의 한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지원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언론진흥재단은 신문법 개정에 따라 언론산업 진흥, 신문 공동배달 지원, 미디어산업 진흥을 위한 조사ㆍ연구, 미디어 교육 등 인쇄미디어 산업의 진흥을 위해 설립되는 공공기관이다. 한국언론재단 관계자는 "3개 기관에 대한 통합 논의는 2007년부터 있어 왔다"며 "신문발전위원회와 신문유통원의 업무가 언론재단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하나의 통합된 기구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발전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추진해 왔던 신문산업 진흥 업무가 중단 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과 임영아 사무관은 "언론진흥재단의 출범은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에 따른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연내에 조직과 인사, 예산 등을 확정 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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