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처음으로 위안화 가치 절상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일 발표한 '3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을 달러 외 다른 주요 통화 바스켓에 연동시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보고서에서 "위안화에 대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문구를 삭제하고 "국제 자본 흐름과 주요 통화들을 감안해 환율체계를 개선시킬 것"이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는 위안화 절상을 다시 용인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위안화 가치 절상에 대한 첫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같이 입장 변화를 보인 만큼 2005년 7월 페그제 폐지로 나타났던 위안화 절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페그제를 폐지한 뒤부터 지난해 7월 중국 정부가 경기침체에 대응해 이를 부활시키기 전까지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0% 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이 빠른 시일 내 실질적인 변화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수출이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인 가운데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추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콩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C)의 한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다각적으로 절상압력을 받고 있지만 내년 2분기까지는 절상이 실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외교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 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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