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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男 비하… 인터넷은 지금 '루저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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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작은 男 비하… 인터넷은 지금 '루저의 난'

입력
2009.11.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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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미녀들의 수다'(이하 '미수다')에서 방송된 "키 작은 남자는 '루저'(loserㆍ패배자)" 발언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한 남성이 KBS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가 하면, 프로그램 폐지 등을 요구하는 네티즌들 글이 다음 아고라에만 이날 오후 6시 현재 2만건에 육박하는 등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에 따르면 유모(30)씨는 이날 KBS를 상대로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유씨는 "'미수다'가 키 작은 남자에 대한 비하 발언을 여과 없이 방송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생방송도 아닌 녹화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편집 없이 방송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유씨는 조정 신청서에 자신의 키가 162㎝라고 적었다.

문제의 발언은 9일 밤 방송된 '미수다'에 게스트로 나온 여대생 이모씨가 키 작은 남자와 교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키가 작으면 일단 싫다. 외모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키가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생각한다. 180㎝는 돼야 한다"고 말한 것.

방송 직후부터 사흘이 지난 12일까지 '미수다' 게시판과 이씨가 재학 중인 대학 홈페이지 등에는 이씨와 제작진을 향한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비난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씨의 고교졸업사진 등 신상 정보까지 찾아내 인터넷에 공개하며 근거 없는 비방을 서슴지 않는 등 사이버 테러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KBS 제작진은 그동안 "출연진이 솔직하게 한 발언을 그대로 실은 것"이라는 책임 회피성 반응을 보이다 비난이 더 거세지자 이날 오후 '미수다' 홈페이지를 통해 유감을 표명했다. 제작진은 "의도와 상관없이 일부 시청자에게는 오해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던 점에 대해 유감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녹화 이전에 모든 출연자들에게 토론 주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정리해 대본화하고 있다"며 "대본은 토론 진행상 참고자료로 쓰일 뿐, 강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작가가 스케치북에 써 준 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이씨의 해명과는 달라, 제작진이 책임을 개인에게 덮어씌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TV에 출연하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 다 올바를 수는 없다. 그걸 긍정적으로 이끄느냐, 부정적으로 이끄느냐는 전적으로 방송 제작진의 몫임에도 이를 의도적으로 방기한 것"이라며 "어린 아이를 물가에 내 놓고는 물에 빠져도 나 몰라라 하는 격인 제작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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