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근질근질했다. 엉망은 아니었지만 스스로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20점 이상 쏟아 부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벌써 5년차에 접어든 모비스 김효범(26)은 지난 1일 SK전서 21점을 넣은 뒤 잠잠했다. 이후 3경기에서 15점, 9점, 15점에 그쳤다. SK전서도 팀이 지는 바람에 도무지 흥이 나지 않았다.
1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KCC 프로농구 KCC전. 김효범은 작정한 듯 그물을 흔들었다. 장신숲을 뚫고 사뿐히 레이업을 얹어놓는가 하면 벼락같은 3점슛으로 상대 수비를 한숨짓게 했다. 이날 성적은 3점슛 6개를 포함해 28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모비스는 김효범의 맹활약으로 리드를 이어갔으나 KCC의 끈질긴 추격에 4쿼터 막판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경기 종료 10.3초를 남기고서야 결정적 한 방에 힘입어 87-84 진땀승을 챙겼다. 방문 5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7승5패가 돼 공동 4위(KCC)로 올라섰다.
4쿼터 종료 28.7초 전, 84-84 동점에서 모비스 공격. 양동근(15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은 코트 중앙 근처에서 10여초를 보낸 뒤 에런 헤인즈(12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에게 패스를 돌렸다. 헤인즈는 골밑 훅슛으로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10.3초를 남기고 공격에 나선 KCC는 전태풍(19점 1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나 홀로 돌파로 승부수를 띄웠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전태풍은 골밑 돌파엔 성공했지만 레이업슛이 림을 맞고 나와 연장 승부가 좌절됐다. 4연승을 달리던 KCC는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창원에서는 문태영이 이끄는 LG가 난적 삼성을 91-82로 제압, 3위(9승4패ㆍ동부)에 자리했다. 문태영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6리바운드 2어시스트)을 몰아넣었다. 삼성은 창원에서만 6연패 수렁에 빠지며 7위(5승6패)에 머물렀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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