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국제양궁연맹(FITA)의 '고무줄 경기 방식'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국제양궁연맹(FITA)과 대한양궁협회에 따르면 내년 4월1일부터는 FITA가 주관하는 모든 국제양궁대회에서 세트제가 도입된다. 지난 9월 울산에서 열린 제48회 FITA 총회 결정에 따른 것이다. 세트제는 누적 점수로 승부를 가리던 기존 방식이 아닌, 세트를 이긴 선수에게 2점을 주고, 비기면 1점 그리고 지면 0점을 각각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존에 개인전 128강~16강까지는 1대 1로 맞서 12발을 쏘아 득점 순으로 승부를 가렸다. 그러나 바뀐 규정에 따르면 세트당 6발, 3세트로 개인전이 진행된다. 기존 파이널라운드(8강~결승)에서 3발씩, 4엔드에 걸쳐 12발의 화살을 쏜 선수들은 이제는 세트당 3발씩, 최대 5세트(15발)를 치른다. 단체전의 경우, 기존에는 3명이 엔드당 2발씩, 4엔드를 진행해 총 24발을 쏘았지만 새 규정에서는 한 명이 세트당 한 발씩 쏘아 4세트, 12발로 승부를 가린다. 상대가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세트를 끝까지 진행하지 않고 경기는 종료된다.
FITA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유도하고, 양궁의 대중화를 위한 방식 변경이라는 설명이나 한국을 겨냥한 견제책이라는 것이 양궁계의 중론이다. 세트제에서는 단 한발의 실수로 치명타를 입게 되고, 실력보다는 운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독주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FITA는 이미 수 차례나 경기 방식을 마음대로 바꿔 왔다. 싱글라운드에서 88년 서울올림픽 때는 '그랜드 피타 라운드'로 바꿨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올림픽 피타 라운드'로 다시 변경했다.
서거원 대한양궁협회 전무이사는 "FITA의 결정이니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고도의 집중력과 심리 훈련이 요구되는 경기 방식이다. 당장 내년 3월 열릴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부터 이 방식으로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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