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캄보디아가 12일 각각 상대국 주재 고위외교관들을 국외추방하는 등 양국간 외교적 마찰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양국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 10일 해외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캄보디아 입국으로 양국간 갈등이 빚어진 뒤 취해진 것이다.
캄보디아는 이날 프놈펜 주재 태국대사관의 고위외교관에 대해 48시간 내 자국을 떠나도록 명령했으며 태국도 이에 맞서 같은 직급의 방콕 주재 캄보디아 외교관에 대해 동일한 보복조치를 취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부정부패 혐의로 태국정부의 수배령이 내려진 탁신 전 총리는 훈센 캄보디아총리의 경제고문으로 임명된 뒤 지난 10일 강연을 위해 수도 프놈펜에 입국했으며 훈센 총리는 탁신 전 총리 일행에게 경호원을 보내 호위하는 등 극진하게 대접했다.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는 "태국 사법체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캄보디아 당국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캄보디아는 이를 거부했다. 태국 의회도 이에 맞서 캄보디아와 체결한 2만6,000㎢의 태국만(灣) 유전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폐기하기로 의결하는 등 양국 갈등이 고조돼 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말 캄보디아 정부가 탁신 전 총리를 경제고문으로 임명하자 양국은 지난 5일 자국 대사를 각각 소환하는 등 한차례 외교전을 벌인 바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군부쿠데타로 실각, 추방됐으며 이후 부정부패 혐의로 2년 형을 선고 받고 태국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 훈센 총리와 탁신 전 총리는 양국에 걸쳐 있는 고대 힌두사원 '프레아 비히어'의 영유권 분쟁에서 탁신이 캄보디아의 주장에 양보한 것을 계기로 돈독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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