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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17명 살상으로 악명떨친 '블랙워터社'/ "美 용병회사, 이라크 관리에 입막음용 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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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17명 살상으로 악명떨친 '블랙워터社'/ "美 용병회사, 이라크 관리에 입막음용 뇌물"

입력
2009.11.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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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미국의 전쟁을 도와온 용병회사 '블랙워터(Blackwater)'는 지난 2007년 9월 미국 요인들을 경호한다는 명분 아래 바그다드에서 자동화기를 군중에 난사, 민간인 17명을 사망케 한 것으로 악명을 떨쳤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인터넷 판 보도에서 "블랙워터가 당시 민간인 살상을 무마하기 위해 이라크 관리들을 100만 달러로 매수하려 했다는 증언을 익명의 전직 경영진들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무장력을 함부로 써대는 미국 용병의 과잉폭력으로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던 블랙워터가 뒤로 뇌물까지 쓰려했음이 드러난 것이다.

NYT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블랙워터는 이라크에서 발을 빼야 할 상황에 처했고, 이를 막아보기 위해 당시 회사 경영진은 '입막음'용 100만 달러로 정부관리를 매수하자는 계획을 세워 최종 승인했다. NYT의 인터뷰에 응한 4명의 전직 경영자들은 당시 블랙워터 사장인 게리 잭슨이 뇌물사용을 인가해, 요르단에서 블랙워터 이라크 지점으로 돈이 보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이 최종적으로 이라크 정부관리에게 전달됐는지, 또는 수령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돈이 용병회사 계약을 관리하는 내무부 관리를 겨냥해 보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NYT는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 같은 뇌물수수의 정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재 '지(Xe) 서비스'로 사명이 바뀐 이 용병회사는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 서비스'측은 NYT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NYT는 사실 확인을 위해 잭슨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당신들이 쓰는 기사에 대해 관심이 없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돈을 받고 미국의 전쟁을 대신해주는 블랙워터와 같은 용병회사들은 불법적인 알 카에다 암살, 무인폭격기 운용 등 민간업체의 선을 넘어선 '작전'을 벌여 논란이 돼왔다. NYT 보도로 뇌물 추문까지 덧붙여진 블랙워터의 스캔들은 용병회사들이 이라크에 끼치는 폐해의 결정판에 해당한다.

NYT 칼럼니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최근 기고문을 통해 2003년 이라크에서 군인보다 서슬 퍼런 용병을 만났던 불쾌한 기억을 되새겼다. 프리드먼은 글에서 "그들은 심지어 테러 용의자들에 고문을 자행할 정도였다"며 "해가 거듭할수록 국가안보와 관련된 핵심사업들이 이 같은 용병회사에게 점점 더 많이 아웃소싱 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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