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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100달러 돌파… 도대체 왜? "스리랑카도 금 샀대" 국제시장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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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100달러 돌파… 도대체 왜? "스리랑카도 금 샀대" 국제시장 사재기

입력
2009.11.1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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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마침내 온스당 1,100달러까지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 행진이다.

귀금속으로서 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그다지 실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 국가간 무역거래도 급감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금 수입액은 지난해에 비해 77.8%나 줄었다.그런데도 금값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금값폭등을 둘러싼 세가지 궁금증을 풀어본다.

의문점 1. 도대체 누가 사나

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70달러(0.5%) 오른 1101.40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1,111.70달러까지 오르며 최고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금값이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팔려고 내놓은 금 200톤을 중국 아닌 인도가 사들였다는 소식 때문.

투자자문사인 US글로벌인베스터의 최고경영자(CEO) 프랭크 홈즈는 "중국이 유일한 잠재구매자인 줄 알았는데 인도가 샀다는 데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도 5일 로이터통신에 "5, 6개월 동안 외환보유액 중 금 비중을 늘려왔다"고 인정했다. 결국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매입이 값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물론 최대 매수자들은 펀드투자자들이다. 금을 포함한 원자재ㆍ상품에 투자하는 세력이다. 9일에도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가 6월 이후 최대 규모로 6톤의 금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문점2. 왜 사나

최대매수세력을 부상한 중국 인도 스리랑카 등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선진국 화폐, 특히 가치가 추락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헤지수단으로서 금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선진국 화폐가치하락에 대한 헤지 수요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18개월 안에 금 가격이 온스당 1,5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 ETF 투자자들은 '헤지(위험회피)'보다는 공격적 '베팅'이 목적이다. 지난주 G20 재무장관회담 이후 글로벌 시장엔 경기부양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고, 미국의 금리인상도 요원하다는 전망이 팽배한 상황.

투자자문사인 US글로벌인베스터의 프랭크 홈즈 CEO는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돈을 계속 풀고 있지만 금 채굴량은 오히려 줄어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면서 금이 수익성 높은 투자자산임을 강조했다.

의문점 3. 한국은행은 안사나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들의 금매입 열풍과는 달리, 한국은행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한은의 외화보유액 규모는 세계 6위 수준이지만 금 보유액으로는 56위 수준에 불과하다.

한은은 금이 국채와 달리 이자 없는'무수익 자산'인데다, 가격변동성이 크다면서 금보유 확대에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금값이 올해 25% 정도 올랐지만 증시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상승했다"면서 "단순히 금값이 많이 올랐다고 금을 사라고 한다면 '외환보유액으로 주식을 사라'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이 안전자산이라고 하지만, 자유롭게 거래되는 미 국채 같은 자산이 아닌 금을 내다 팔 정도의 상태가 되면 해당 국가의 상황이 그 정도로 위급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어서 결코 마음대로 팔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은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헤지'목적이라면, 금 보다는 유로화 등 다른 자산을 보유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 역시 금 매입여부에 고민하는 눈치다. 여전히 외환보유액 중 달러자산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공산이 큰 터라, '달러대체자산'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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