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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울 수 없다" 장준하 선생 3남, 박지만씨에게 공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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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지울 수 없다" 장준하 선생 3남, 박지만씨에게 공개 편지

입력
2009.11.12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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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 의문사한 장준하 선생의 셋째 아들 장호준 목사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에게 "역사는 지울 수 없다"는 내용의 공개 편지를 보냈다. 최근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 박 전 대통령이 수록된 것을 두고 박씨가 법원에 게재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충고를 한 것이다.

정운현 전 한국언론재단 이사는 9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미국 코네티컷에 거주하는 장호준 목사가 이메일을 통해 보내온 것이라며 장씨의 편지를 공개했다.

'박지만씨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라는 제목의 서한에서 장 목사는 "자식된 입장에서 아버지의 이름이 친일인명사전에 오르는 것을 막고자 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며 "하지만 역사는 결코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우려 하면 할수록 더욱 번지는 게 역사"라고 주장했다.

장 목사는 "유대인수용소 소장이었던 아몬 게트의 딸은 '과거를 바꿀 수 없다면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생존자를 만나 치욕스런 아버지의 과거를 듣고 용서를 빌었다"며 "내 아버지가 평생 가슴에 품었고 이젠 내가 품고 있는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라는 글귀를 전한다"고 말했다.

1953년 <사상계> 를 창간해 언론활동을 폈고 정계에도 뛰어들어 박 전 대통령에 맞섰던 장준하 선생은 1974년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을 통해 유신체제를 비판하다 1975년 경기 포천군 약사봉에서 의문사했다. 장 목사의 편지를 받아 공개한 정운현씨는 "장 목사의 편지가 그의 선친인 장 선생이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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