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같은 연패의 수렁이었다. 지난달 18일 대구 오리온스전 승리 이후 22일 동안 승리의 맛을 보지 못한 인천 전자랜드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10일 원주 동부와의 인천 홈경기를 앞두고 구단 직원들은 줄담배를 피워댔다. 박종천 감독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흉흉한 소문마저 떠돌기 시작했다.
10연패의 위기. 전자랜드 선수들은 부쩍 힘을 냈다. 매 경기 90점에 가까운 실점을 기록했던 그들이 더욱 적극적인 수비를 했다. 공수전환도 한층 빨랐고, 선수 전원이 빠르게 움직였다.
3쿼터를 마쳤을 때 스코어는 67-55. 전자랜드의 12점 리드였다. 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날 것 같았다. 그러나 4쿼터 시작과 함께 악몽은 시작됐다. 실책 2개가 연달아 나오더니 4개의 야투와 5개의 3점슛이 모두 빗나갔다. 그 사이 동부 마퀸 챈들러에게만 13점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4분15초를 남기고 결국 전자랜드는 67-68 역전을 허용했다.
전자랜드 선수들은 허둥댔다. 어이없는 실책이 잇달았고 노마크 찬스에서도 슛은 림을 외면했다. 경기 종료 1분22초를 남기고 아말 맥카스킬이 자유투로 2점을 추가했다. 4쿼터 전자랜드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전자랜드의 4쿼터 2득점은 역대 세 번째로 나온 한 쿼터 최소득점 타이기록이다. 이전 두 번은 98년 대전 현대(현 전주 KCC)전에서 전자랜드의 전신인 인천 대우, 그리고 2006년 안양 KT&G전에서 전자랜드가 기록했었다.
결국 전자랜드는 69-76으로 패했다. 연패는 10경기로 이어졌다. 1승11패가 된 전자랜드의 탈꼴찌는 요원하기만 하다. 반면 8승3패가 된 동부는 단독 2위로 뛰어오르며 선두 부산 KT(8승2패)를 0.5경기차로 추격했다.
전주에서는 홈팀 KCC가 창원 LG에 95-66 29점차 대승을 거뒀다. 4연승의 상승세를 탄 KCC(7승4패)는 단독 4위로 뛰어올랐고, 올시즌 첫 연패에 빠진 LG(8승4패)는 동부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인천=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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