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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는 정말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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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우는 정말 억울합니다

입력
2009.11.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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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수도권 및 주요 대도시 주부 8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 중 육우가 어떤 쇠고기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주부는 126명, 16%에 불과했다. 육우가 젖소고기와 같다고 생각하거나(25%), 심지어 수입육이라고 생각하는 경우(9%)도 적지 않았다. 그러니 육우가 홀대를 받을 수밖에.

육우란 고기를 얻기 위해 살 찌운 젖소. 젖소 수소나 송아지를 낳은 경험이 없는 젖소 암소고기, 그리고 교잡종소에서 생산된 고기를 말한다.

작년 7월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가 실시된 이후 육우는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다. 한우는 품질에서 따라잡을 수 없고, 수입 쇠고기는 가격으로 압박한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의 편견은 커져,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377명)이 단 한 번도 육우를 구매한 적이 없는데도 '육우는 질이 안 좋은 고기일 것 같아서''수입육보다 가격이 비싸서' 등의 답변이 적지 않았다.

작년 기준으로 전체 쇠고기 시장에서 육우 비중은 고작 7%. 한우(35.7%) 수입육(52.4%)과는 격차가 현격했다. 한우가 약진한 올해는 격차가 더 벌어졌을 거라는 관측이다.

농림수산부는 이에 따라 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용역 보고서(육우산업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육우 육성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육우의 구조적 한계

육우는 한우와 달리 몇 가지 구조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사육두수가 농가의 의지와 무관하다. 통상적으로 젖소가 낳은 숫송아지가 육우로 길러지는 만큼, 낙농업계의 경영사정에 따라 사육두수가 결정된다.

많이 사육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올 6월 현재 사육농가가 5,700여곳, 사육두수가 16만 마리로 작년보다 3% 감소한 것도 이런 이유. 전체 한ㆍ육우 사육농가 중 농가수로는 3%, 사육두수로는 6%에 그친다.

육우도 고급육이 적지 않지만, 한우에 비해 그 비중이 현저히 낮은 것이 문제다. 1등급 비율(11.7%)이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지만, 한우(55%)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 결국 중등육 시장에서 수입육과의 경쟁해야 하는데, 유통 체계와 판매망이 따라가지를 못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쇠고기 이력추적제,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등의 시행으로 과거 '국내산'으로 누릴 수 있었던 프리미엄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됐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육성 방안

농촌경제연구원은 육우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판매망 구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8월까지 한우의 도매시장 출하 비율은 30.5%인 반면, 육우는 58.2%에 달한다.

육우는 한우와 달리 대형 유통업체나 브랜드 직매점에서의 판매가 활성화돼 있지 않은 탓이다. 구매하기 편한 장소에 매장이 생기면, 육우 구매를 늘리겠다는 응답자가 10명 중 7명(69%)에 달한다는 설문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음으로는 육우 브랜드 육성. 작년 기준으로 한우 브랜드는 200개가 넘는 반면, 육우 브랜드는 고작 6개에 불과하다. 참여 농가 수는 7.6%(432개)에 불과하지만, 사육두수는 44.5%(6만9,407두)에 달하는 것은 브랜드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통계다.

연구원은 또 "육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국내산 육우고기' 등으로 용어를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이밖에 ▦고품질 생산 인센티브 지급 ▦사료비 절감 지원 ▦군급식 물량 확대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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