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꽃게와 우럭 등 고기잡이는 이걸로 끝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있을지도 걱정되고요. "
10일 인천앞바다 대청도 해역에서 남북 해군이 교전 소식이 전해지자 어민들은 대체로 차분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어로 통제 등에 따른 조업 차질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대청도 어민 박모(57)씨는 "이날 오전 풍랑주의보 등 기상 악화로 인해 출항한 어선이 거의 없었다"면서 "처음엔 천둥소리 같은 큰 폭발소리가 들려 한때 동요했으나 합참 발표를 접하고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면사무소와 해양경찰, 경찰은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교전 상황이 종료됐음을 알리고 추가 상황이 발생하면 마을방송을 통해 내용을 전파하겠다는 안내 방송을 내보냈다. 또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청도와 소청도 대피호 30곳을 모두 개방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민들은 이번 사태로 고기잡이에 큰 지장을 받게 됐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대청도 이장 정대철(56)씨는 "올해 들어 대북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우리 경비함의 어로 통제가 심해져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면서 "이번 교전 사태이후 조업통제가 심해지면 우럭, 놀래미 등 고기잡이에 악영항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곳에서 20여년 동안 조업을 해온 어민 김모(45)씨는 "최근 남북 해빙 무드 조짐이 있어 11월말까지 이어지는 꽃게잡이 풍어를 기대했는데 남북 교전이 벌어져 조업은 물 건너 갔다"고 말했다. 이날 대청도, 소청도, 백령도 해역에는 높이 2~3m의 파도가 이는 등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어 해경과 해군은 주변 해역에서의 어선과 여객선 운항을 모두 통제 중이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대청도에는 어업 등에 종사하는 주민 1,200여명이 살고 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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