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후드 기지에서 열린 총기난사 희생자들의 추도식에 참석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종일관 비장한 표정이었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신념도 이런 잔악무도하고 비겁한 행위를 정당화시켜주지 않는다"며 범인이 죽어서도 정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희생된 장병 12명과 시민 1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경의를 표한 오바마 대통령은 "해외 전장에서가 아니라 미국땅에서 죽음을 당했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추모행사를 마친 후에는 줄지어 늘어선 희생자들의 군화를 따라 걸으며 최고통수권자의 문양이 새겨진 동전을 영정 옆에 올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군인 등 1만5,000명이 참석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여사는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하고 부상자 29명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오바마가 아시아 순방일정을 하루 늦추면서까지 추도식에 참석한 것에 대해 많은 군인과 유가족들이 감사의 뜻을 표했지만, 일부에선 불안에 떨고있는 군인들에게 오바마가 좀 더 신뢰를 줘야 한다는 불만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한편 AP 통신은 "미 국방부가 수개월 전 범인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을 조사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산이 해외의 급진적 이슬람 종교지도자 안와르 알 올라키와 20여차례나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을 이미 작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책임 논란도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정신과 의사인 하산 소령이 수개월 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살폭탄 관련 글 등을 게재하며 수차례 이상 신호를 보냈는데도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채지은 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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