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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학자 신정일씨 "11월 11일 '길의 날'로 제정해 옛길을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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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학자 신정일씨 "11월 11일 '길의 날'로 제정해 옛길을 살려야"

입력
2009.11.1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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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모양을 닮은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대신 '길의 날' 어떤가요?"

매년 11월 11일을 '길의 날'로 제정하자는 운동을 2005년부터 벌여온 문화사학자 신정일(55)씨는 그 날을 하루 앞둔 10일 인터뷰에서 "사람은 평생 길을 걷고, 길에서 모든 사람을 만난다. '도를 닦는다'고 할 때나 인간의 '도리를 다한다'고 할 때 모두 길 도(道) 자를 쓰지 않느냐"며 길의 의미를 강조했다.

신씨는 평생 맨땅을 걸어온 길의 작가다.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 등 주로 옛길을 찾아온 그가 지금까지 걸은 거리는 6만km가 넘는다고 한다. "처음 먼 길을 걷게 된 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쌀, 콩 같은 곡식을 예닐곱 말씩 이고는 17km 떨어진 읍내에 팔러 나간 것이었지요." 이후 출가한 그는 대한민국 국토를 걸어서 기행하기로 작정하고, 1989년에는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이렇게 발로 밟은 우리 역사의 현장과 오감으로 확인한 절경 등은 그가 쓴 <다시 쓰는 택리지> <대동여지도로 사라진 옛고을을 가다> 등 42권이나 되는 책에 담겼다.

요즘도 1주일에 4일씩은 걷는다는 신씨의 가장 큰 고민은 개발에 몸살을 앓는 우리 국토이다. "인도를 만들겠다고 옛 길을 덮어버리는 것은 예사예요. 평택, 천안 지역에 새로 생긴 국도와 아파트는 삼남대로를 없애버렸지요." 그는 "스페인 북부의 산티아고 길이나 일본의 시코쿠 길을 걷겠다고 해외여행까지 가는 마당에, 국내에서는 옛 길을 없애고 있으니 이해할 수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신씨는 "길을 만드는 기본법인 '트레일법'(가칭)을 만들어 잊혀진 길을 알려주고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통일이 되면 두만강을 넘어 유럽까지도 걸어가는 것이 내 목표"라고 말했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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