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들어서며 더욱 기승을 부리는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가 아프가니스탄 미군의 새로운 적으로 등장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아프간 보건당국에 따르면 9일 현재 아프간에선 11명이 신종플루로 사망했으며, 특히 7월 이후 발생한 신종플루 확진 환자 779명 중 710명이 아프간 주둔 미군과 이탈리아군, 아프간 정부군 부대에서 나왔다.
AP통신은 매일 탈레반과 전투를 치러야 하는 병영에서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투력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신종플루가 9년째를 맞는 아프간 전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하마드 아민 파테미 아프간 공중보건부 장관은 "아프간 정부군에선 390건의 신종플루 확진 판정이 이뤄졌고 외국 부대의 확진 환자는 32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아프간 정부는 이달 초 3주간 대학을 포함한 모든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휴교령이 내려지던 날 파테미 장관이 직접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부관들과 악수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권했고, 카르자이 대통령은 여러 개의 공식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아프간 관리들은 전황의 긴박성을 내세우며 세계보건기구(WHO)에 원활한 신종플루 백신 공급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피터 그라프 WHO 아프간 대표는 "WHO가 보유 백신 중 50만 도스를 카불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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