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 문장가 최치원(857~919)의 초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그림의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진주박물관은 11일 기획전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대여 전시 중인 최치원의 초상화(왼쪽)에서 덧칠한 흔적을 발견, X선을 쐰 결과 '건륭 58년(1793) 하동 쌍계사본을 이모(옮겨 그림)했다'는 내용의 화기(畵記ㆍ그림의 제작 내역ㆍ아래 사각형 부분)가 포함된 옛 그림의 흔적(오른쪽)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대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최치원 초상화는 경남 하동군 운암영당에 보관 중인 1860년 작이다.
이 초상화는 경주 최씨 구회당 종중에 전해지는 것으로, 원본을 다른 화폭에 옮겨 그리는 일반적 방식 대신 원본 위에다 새로운 그림을 덧입히는 이모 방식을 택했음이 확인됐다. X선에 투영된 최치원의 초상은 동자 2명이 좌우에서 시중을 들고 있는 모습(좌우 사각형 표시 부분)으로 묘사돼 있다.
이는 최치원을 신선으로 여겼던 민간신앙의 요소를 보여주는 것인데, 경북 청도군 학남서원에 보관된 1882년 작 최치원 초상화와 흡사하다. 진주박물관은 "이모 과정에서 유교의 영향으로 민간신앙의 요소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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