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계에서 '드래프트 파동'하면 떠오르는 이름은 이경수다.
한국 최고 거포로 손꼽히는 이경수(30ㆍLIG손해보험)는 한양대 4학년이었던 2001년 12월 거액(16억원 추정)을 받고 LG화재(현 LIG손보)와 계약했다. 당시 대한배구협회 규정상 신인은 드래프트를 통해 실업팀에 입단해야 하지만 이경수는 드래프트를 거부한 채 LG화재에 둥지를 틀었다.
96년 한양대 주포 김세진과 계약한 LG화재는 배구단을 창단한 삼성화재에 김세진을 내줬다. 삼성화재는 97년에는 대학 최고였던 신진식, 98년에는 최태웅, 석진욱, 장병철 등을 싹쓸이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LG화재는 이경수를 영입했고, 드래프트 파동 때문에 2002년 모든 대회를 불참했다.
여자배구에선 드래프트에서 대어를 낚고자 꼴찌 경쟁까지 벌어졌다. 2003년 LG정유(현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은 초고교급 거포 김민지를 지명하려고 서로 최하위라고 주장했다.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꼴찌였지만 LG정유는 플레이오프 최하위. 결국 김민지는 LG정유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지를 놓친 흥국생명은 프로배구가 출범한 2005년 GS칼텍스와의 꼴찌 경쟁에서 승리해 한국 최고 거포 김연경을 차지했다. 이에 한국배구연맹은 2006년부터 꼴찌 경쟁을 막기 위해 성적 역순이 아닌 확률 추첨으로 드래프트 순서를 정하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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