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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탁구 기대주 고교생 서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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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탁구 기대주 고교생 서현덕

입력
2009.11.1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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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으로서 첫 태극마크를 단 기쁨도 잠시. '고교특급' 서현덕(18ㆍ삼성생명)은 가슴에 박힌 태극기의 무게에 눌려 책임감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한국을 대표해 처음으로 출전한 성인무대는 다름 아닌 세계탁구선수권. 동영상으로만 플레이를 봤던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과연 내가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 때문에 공포로 다가온 것.

하지만 서현덕은 지난 5월 요코하마 세계선수권에서 '32강 돌풍'으로 한국 탁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 받았다. 삼성생명 입단으로 고교생 신분에서 벗어난 서현덕은 이제 성인무대 정복을 겨냥해 힘찬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학생 티 벗은 뒤 '선배' 향해 선전포고

태극마크를 달고 첫 출전한 대회에서 '강심장' 본색을 드러내며 32강에 오른 서현덕은 당돌했다. 내년 2월 고교 졸업을 앞둔 그는 "젊은 혈기를 앞세워 2,3년 안에 국내무대를 접수하겠다"며 선배들을 향해 당찬 선전포고를 했다. 서현덕은 세계선수권 본선 1회전에서 파르 게렐(스웨덴)을 제압한 뒤 64강에선 세계랭킹 36위 창펭룽(대만)까지 물리쳤다. 고교생으로서 32강 진출은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도 해내지 못한 성과다.

성인무대 데뷔전을 화려하게 치른 그는 "경기 전에는 거대한 벽이었는데 막상 붙어보니까 해볼 만 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32강에서는 오히려 더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평상심을 잃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상승세를 탄 서현덕은 지난 1일 영국오픈 21세 이하 대회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유남규-유승민에 이어 고교대표 출신 올림픽 금맥 도전

고교생부터 두각을 나타내 대표팀에 뽑힌 뒤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낸 한국의 '탁구영웅'은 두 사람. 바로 유남규 농심삼다수 감독과 유승민(삼성생명)이다. 1988년 유남규, 2004년 유승민이 중국의 만리장성을 뚫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현덕은 두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 받아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백핸드가 강점인 서현덕은 상대적으로 약한 포핸드 공격만 보완한다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강문수 삼성생명 총감독은 "상대 적응력이 높고, 서브가 뛰어나기 때문에 포핸드 부분만 보완한다면 충분히 올림픽 메달권에 도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현덕도 "왼손으로서 드문 나만의 스타일을 발전시켜 올림픽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국내 왼손잡이로선 드물게 랠리 플레이와 지구전에 강점을 나타내는 서현덕은 "티모 볼(독일)이 왼손으로 유일하게 세계랭킹 1위에 올랐는데 메이저대회 우승은 하지 못했다. 왼손잡이로서 최초의 메이저대회 정상을 차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라이벌은 나의 힘

서현덕은 '탁구가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형 서명덕(21)은 삼성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실력파다. 또 수원 북문에서 탁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 서동진(50)씨는 중학교 때까지 탁구 선수로 활약했다.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은 서현덕은 부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형을 따라 초등학교 1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탁구 라켓을 잡았다. 서명덕은 "솔직하게 기량으로 따지면 동생에게 진다. 집중력이 좋고 두뇌회전이 빠른 것 같다"고 칭찬했다.

16일부터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서현덕은 라이벌 김민석(천안중앙고), 정영식(부천중원고)과 경쟁을 해야 한다. '고교 3총사'로 불리는 서현덕과 김민석, 정영식은 한국 탁구를 이끌어갈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서현덕은 하나뿐인 정상을 차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들을 뛰어 넘어야 한다. 태릉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있는 서현덕은 "라이벌은 서로에게 더 없이 좋은 자극이 된다. 이들과 경쟁에서 앞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용인=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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