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가 주효했다."
골프는 이름값이 아니라 자신감의 멘탈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보여준 한판 승부였다.
무명의 '태권 소녀' 김현지(21ㆍLIG)가 대신증권-토마토투어 한국여자마스터즈에서 이틀간 연장 끝에 시즌 4승의 유소연(19ㆍ하이마트)을 꺾고 생애 첫 승 감격을 누렸다.
김현지는 9일 제주 사이프러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전날 일몰로 첫 번째 연장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이날 아침 단 둘만의 맞대결 승부에서 김현지가 강호 유소연을 꺾는 이변의 주인공이 된 것.
먼저 세 번째 샷을 날린 유소연이 홀 2m 지점에 볼을 떨궈 기선을 잡는 듯 했다. 하지만 김현지는 66야드를 남기고 친 세 번째 볼을 홀 40cm 지점에 붙여 유소연을 압박했다. 지난 5월 두산매치플레이에서 9차 연장 끝에 우승했던 경험이 있는 유소연의 2m 버디퍼트는 홀 근처에 멈춰 선 반면 김현지는 짧은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정상에 올랐다.
태권도 공인 3단으로 초등학교 때 태권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던 김현지는 "유소연은 부담감이 많았던 반면 나는 져도 잃을 것이 없다는 점이 승부를 가른 것 같다"면서 "어릴 때 한 태권도가 정신 집중과 담력면에서 골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4위를 차지한 서희경(23)이 올해의 대상을 확정한 가운데 유소연과 서희경(이상 4승)의 다승왕과 상금왕 대결은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챔피언십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안신애(19)는 올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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