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신인왕에 오른 샤킬 오닐(37ㆍ216㎝)이 2000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자 1997년 신인왕 출신 앨런 아이버슨(34ㆍ183㎝)이 2001년 MVP를 거머쥐었다.
오닐과 아이버슨은 미국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두 차례 득점왕에 오른 오닐은 통산 득점 5위와 리바운드 15위에 올라있다. 4차례 득점왕에 빛나는 아이버슨 역시 평균득점 역대 5위(27.1점)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둘은 미래를 계획하기보다 추억을 곱씹는 시간이 많아졌다. 오닐은 노장 대열에 합류했고 거칠 것 없던 아이버슨도 30대로 접어들었다. 2009~10시즌을 앞두고 오닐은 피닉스에서 클리블랜드로, 아이버슨은 디트로이트에서 멤피스로 이적했다. 오닐에겐 벌써 5번째 팀이었고, 아이버슨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왔으나 불러주는 팀이 없었다. 전 시즌 대비 6분의1 수준의 연봉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사인할 수밖에 없었다.
올시즌 뚜껑을 열자 둘의 행보는 판이하게 엇갈렸다. 오닐이 '띠동갑' 후배 르브론 제임스와 호흡을 맞추며 빛나는 조연(7경기, 평균 11.1점 7.4리바운드 1.7블록슛)으로 자리잡는 사이 아이버슨은 팀에 적응하지 못하다 급기야 전력에서 이탈했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버슨은 지난 8일(한국시간) 팀을 떠나 애틀랜타의 집으로 돌아갔다. 출발 전 구단에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그간 쌓인 불만의 폭발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복귀일 조차 알 수 없어 결별 수순이란 얘기도 들린다.
아이버슨은 올시즌 3경기에 출전, 평균 12.3점 1.3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평균 출전시간은 22.3분(오닐 25.4분). 아이버슨은 예나 지금이나 주인공을 원하지만 멤피스 구단이 보는 아이버슨은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에서 이제 막 회복한 30대 중반의 노장일 뿐이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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