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졸업식 노래가 하모니카로 연주되자 희끗희끗한 머리에 학사모를 쓴 노인들이 함께 박수치고 노래 부르며 한마음이 됐다.
9일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 2기 수료식 현장은 배움의 갈증을 푼 300여명의 노인들이 노후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들은 서울시가 고령사회를 앞두고 활기차게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인들의 역량강화 차원에서 마련한 '9988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 과정을 이수했다.
노인들은 서울 각 자치구에서 노인의 역할, 바람직한 노인상, 노후생활설계, 여가활용, 건강관리, 재산관리, 혼자되기 위한 준비, 법률상식 등의 교육을 8월부터 8주에 걸쳐 받았다.
수료식에 참석한 노인들은 삶의 활력소를 찾은 듯 싱글벙글이었다.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정광섭(72)씨는 "회원들을 잘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참여했다"며 "강의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목표의식을 갖고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남규(74)씨는 "여생을 더 알차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했다"며 "죽음에 대한 강의는 남은 삶을 알차게 살고 싶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주택(69)씨는 "자녀ㆍ부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유언장으로 남기고 묘비명도 쓰면서 삶을 되돌아 봤다"고 말했다.
성에 대한 노년층의 관심을 반영하듯 성교육 강좌도 화제였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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