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닌자 어쌔신' 주연 정지훈 "할리우드 진검 승부 이제부터, 박스오피스 1위 할 때까지 도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닌자 어쌔신' 주연 정지훈 "할리우드 진검 승부 이제부터, 박스오피스 1위 할 때까지 도전"

입력
2009.11.10 04:38
0 0

이 곱상한 청년이 그처럼 무시무시한 액션을 소화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26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의 비(정지훈). 비밀 암살조직에 의해 최고의 닌자로 키워진 고아 라이조가 친구를 죽인 조직을 뛰쳐나와 복수를 펼치는 이 영화에서 그는 고난도의 현란한 액션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눈을 사로잡는다. 스크린에는 엄청난 땀과 노력의 흔적이 역력하다.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제작하고 '브이 포 벤데타'의 제임스 맥티그가 감독했다. 그의 첫 할리우드 주연작이자 한국 배우로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 첫 단독 주연이다. 워쇼스키 형제, 조엘 실버와는 할리우드 데뷔작인 지난해 '스피드 레이서'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이다.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언론매체 기자회견에서 그는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찍었다"고 말했다. 이 영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액션 연기는 극한적이다. 근육질 몸도 경탄스럽다. 라이조가 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 본격 촬영 전 6개월 간 매일 6시간씩, 무술 훈련에 5시간, 몸 만들기에 1시간을 바쳤고 엄격한 섭식으로 체지방을 없앴다. "너무 힘들어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고 8개월 간 수없이 물었다"는 그는 팬들에게 한 약속, 자존심으로 버텼다고 한다.

"아주 좋은 스태프들과 세계에 내놓을 만한 작품을 하겠다고 4년 전 팬들에게 약속했다. 포기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트레이너들이 놀렸다. 브래드 피트 등 여러 배우들을 가르쳐 봤는데 네가 제일 못한다고. 독기가 생겨서 더 열심히 했다. 이소룡, 성룡 등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액션 영화도 수없이 봤다. 나에게 비판적인 언론 기사와 안티 팬들의 글을 스크랩해 매일 아침 보면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정신적 육체적 한계를 여러 번 겪으면서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도 많이 했다고 한다.

"나는 8개월간 매일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강행군을 하고 나서 다시 레슨 받고 자정에 잤는데, 어머니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일하고 밤 12시에 들어와 새벽 1, 2시에 주무셨다. 나와 동생을 위해 십 수년을 그렇게 사셨다. 그걸 생각하면, 이것도 못 견디다니 배가 부르구나, 배고팠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8개월간 그는 라이조로 살았다. "팝스타 비, 인간 정지훈은 잊어라. 너는 이제부터 격투기 선수이고 킬러다. 그게 워쇼스키 형제의 주문이었다. 라이조로 살았다. 누굴 만나도 자신 있고 영화가 끝나면 격투기 대회에 나가야 할 것 같았다. 완성된 영화를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가수 비, 인간 정지훈은 찾아볼 수 없어서 만족스럽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의 주연으로 당당히 첫 발을 내디딘 그는 겸손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다. 지금 내 옆에는 최상의 팀이 포진해 있다. 게임을 해 볼 만 하다. 내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하는 날까지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닌자 어쌔신'의 속편도 몇 편 계약돼 있다. 워쇼스키 형제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그들이 내 옆에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챙겨주니까 다들 나를 쳐다보더라. 전에는 '아시아에서 유명하다고요? 밥 즐겁게 먹읍시다', 그게 끝이었다."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피가 많이 나오는 액션 복수극이라 가족영화는 아니지만, 액션영화로는 장점이 많다. 이 영화가 성공해서 아시아와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잘 안 된다 해도 얻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스피드 레이서'를 할 때는 욕심이 없었다. 뭐든 기본이 필요하다, 너무 빨리 올라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스피드 레이서'는 흥행 성공작은 아니지만, 이 영화로 할리우드의 모든 프로듀서와 감독들이 나를 알게 됐다. 그것만도 큰 소득이다."

'닌자 어쌔신'은 11월 말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된다. 청소년 관람 불가.

오미환 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