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0일 미국을 방문한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11월 그의 방중에 맞춰 미중 양국이 21세기를 이끌어갈 전면적 제휴관계를 맺자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미중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행운을 가져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2개월 후, 미국과 중국은 15일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전면적인'전략적 동반자관계(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중국 외교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미중 양국은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건설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했지만, 2001년 조지 W. 부시대통령 때는'건설적 협력관계'로 한단계 격하됐다. 부시대통령이 당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바마 시대를 맞아 미중 양국은 상호 예민한 이슈인 군사ㆍ지역 외교안보 문제까지도 긴밀하게 협의해 나가는 전면적인'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중국의 군사력 확대에 대한 미국의 우려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의 전략적 봉쇄에 대한 중국의 불안 등을 완화 또는 해소할 수 있는 방안모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미국과 대만간의 군사협력 문제와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미 군함과 정찰기의 활동 등 미중간 첨예한 갈등요소에 대해 쌍방이 사전 긴밀하게 협의하는 내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실상 아태지역에서 G2의 외교ㆍ안보적 합종연횡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하토야마 정권출범 이후 소원해진 미일관계를 틈 타 중국의 대미 접근전략이 상대적으로 가속화되는 셈이다.
중국의 한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양국 외교채널이 미래 양국 관계의 로드맵을 제공하고 양자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지적인 틀(intellectual framework)'을 구축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적인 틀'은 양국이 전략적으로 상호 민감한 이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지나친 갈등과 오해 소지를 피할 공식 대화장치를 의미한다. 특히 이 소식통은 "양국이 이 틀을 통해 서로의 전략적 이슈들에 대해 분쟁이나 갈등을 보이기 전에 합의점을 도출하거나 최소한 이견을 해소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양측이 상시적으로 전략적 대화채널을 가동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국간 이러한 논의 틀 구상은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제시한 '전략적 재확인(Strategic Reassurance)'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략적 재확인'이란 미국이 중국을 국제사회의 큰 축으로 인정하고 이에 걸 맞는 국제적 책임감을 중국에 요구하는 개념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대중 외교전략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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