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전 대표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심 전 대표가 지난 8월 말 선진당을 탈당한 뒤 서로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 심 전 대표가 선진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이 총재도 거칠게 반격을 가했다.
이 총재는 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그동안 심 전 대표와 티격태격하기 싫어 언급하지 않았는데, 최근 심 전 대표가 우리당에 대해 정면 비판했으니 언급을 안 할 수 없다"며 입을 열었다. 심 전 대표가 지난달 30일 같은 라디오에 출연해 자유선진당에 대해 "무기력하고 지역과 국가를 위한 역할에 동참할 생각이 없었던 정당"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총재는 "선진당은 심 전 대표와 저, 둘이서 창당한 정당으로 자기가 몸담았던 정당에 대해 이렇게 욕하는 것은 안 좋다"며 "열심히 뛰어 총선에서 충청권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제3당의 역할도 충실히 잘 했는데 이제 와서 그렇게 말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심 전 대표가 그런 분이 아닌데 탈당 후에 사람이 달라진 것 같다"면서 "심 전 대표가 선진당이 무기력해서 탈당했나, 솔직히 총리가 안 돼 탈당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심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추진 움직임에 대해서도 "모두 힘을 합쳐 세종시 원안을 관철하기에도 힘이 벅찬 판인데 여권에 협력하기 위한 정당을 만들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힘을 합치고 충청권을 위해 할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 총재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과 관련해서는 "일방적 의도를 갖고 세종시를 밀어붙인다면 국민 불신이 커지고, 정권은 힘이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그게 바로 레임덕"이라고 덧붙였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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