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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신기성 "믿음의 농구가 돌풍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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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신기성 "믿음의 농구가 돌풍의 힘!"

입력
2009.11.10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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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잘 나가는 이유를 물었더니 전창진 감독은 "모든 게 선수들 덕"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노장 선수들은 "동생들이 많이 뛰어줘서"라고, 젊은 선수들은 "감독님과 형들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한다. 시즌 개막 전 약체로 분류됐던 부산 KT가 단독선두로 치고 올라온 힘은 구성원 간의 신뢰다. 그 무섭도록 단단한 신뢰의 중심에, 주장 신기성(34)이 있다.

신기성은 8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에서 32분을 뛰며 17점을 올렸다. 팀은 7연승의 상승세로 단독선두(8승2패) 자리에 올라 있다. 신기성은 매 경기 30분 안팎을 뛰고 있다. 시즌 직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다친 허리는 아직도 욱신거리지만 연일 승리에 힘든 줄도 모르겠단다.

신기성은 8일 밤 다음 경기가 열리는 안양 인근 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11일 안양 KT&G전까지는 3일의 여유가 있는데도 KT 선수단 전원은 외박을 반려했다. 신기성은 "이제 막 돌이 지난 막내가 눈에 아른거리죠. 화상통화로 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달래고 있습니다"라며 웃음을 짓는다.

요즘 신기성은 행복하다. 지난 두 시즌 연속 하위권에 머무를 때는 첫째 지우(7)가 "아빠가 맨날 져서 집에 못 오는 거야?"라고 물어봤다고 했다. 그저 쓴웃음으로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던 신기성은 요즘 농구를 통해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팀이 강해진 이유를 물으니 신기성은 "그다지 달라진 건 많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그의 입에서는 쉴 새 없이 동료들 칭찬이 쏟아져 나온다. "(조)동현이와 (송)영진이가 부상에서 회복됐고, 상무에서 제대한 (조)성민이와 (김)도수는 한층 발전했어요. (박)상오와 (김)영환이도 이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고, 존슨은 항상 대화를 통해 독단적인 플레이를 멀리하고 있죠.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한다는 게 행복할 뿐입니다."

신기성은 어느덧 프로 경력 10년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지금의 상승세도 언젠가는 꺾일 순간을 맞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너무 잘 나가니 불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언젠가는 지기도 하고 위기도 맞겠죠. 위기를 맞았을 때 저의 역할을 미리 생각하면서 선수들 모두에게는 항상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주장 신기성. 그의 든든한 두 어깨 덕에 KT 3만8,000여명 임직원이 "올레!"를 외칠 일은 더 많아질 것만 같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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