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에 리베로 제도가 도입된 98년 말 이후 서브 리시브는 가장 어려운 배구 기술이 됐다.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가 늘어나면서 수많은 유망주가 리시브가 약하다는 이유로 도태됐다.
대한항공 오른쪽 공격수 김웅진(27ㆍ196㎝)은 지난해 7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오른쪽엔 국가대표 김학민이 버티고 있어 설 자리가 없었다. 게다가 서브 리시브를 책임지는 왼쪽에도 신영수, 강동진, 장광균 등 국가대표가 즐비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김웅진은 역발상을 통해 레프트로 거듭났다. 올해 봄부터 리시브에 매달린 김웅진은 105㎏였던 몸무게를 95㎏으로 줄였고, 서브리시브는 신영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웅진이란 '신형 엔진'을 장착한 대한항공이 2009~10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첫 승을 거뒀다. 김웅진(20점)은 8일 인천에서 열린 신생팀 우리캐피탈과의 홈경기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넘나들면서 강타를 퍼부어 대한항공의 3-2(22-25 25-17 25-21 17-25 15-13)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웅진은 "아직도 리시브에서 실수할까 두렵다"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승리로 2패 뒤 1승을 챙겼고, 우리캐피탈은 2연패에 빠졌다.
수원에서는 한국전력 KEPCO45가 신협 상무를 3-1(20-25 25-18 25-23 25-20)로 꺾고 홈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인천=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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