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적인 경제잡지 포춘이 지난 10년간 최고의 CEO(CEO of the Decade)로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꼽은 이유는 무엇일까.
포춘은 그가 컴퓨터뿐 아니라 영화, 음악, 휴대폰 등의 분야에서 세상을 바꿔 놓은 혁신적 제품을 잇따라 내 놓은 점을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더 큰 배경은 그의 삶이 보여주고 있는 감동 때문으로 보는 이도 적지 않다.
사실 그의 삶은 1955년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그의 생모는 대학원을 다니던 미혼모였다. 그를 입양키로 했던 양부모도 막판에 마음을 바꾸는 바람에 그는 태어나자마자 두 번의 버림을 받았다.
그는 결국 다른 양부모를 만나 어렵게 대학에 갔지만 부모가 힘들게 모은 돈을 자신의 학비로 탕진하는 것을 보며 중퇴를 결정한다. 그는 기숙사 방이 없어 마루바닥에서 자고, 한 병에 5센트인 코카콜라 공병을 팔아 굶주린 배를 달래면서 공부해야 했다.
다행히 사업운이 트여 친구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창고를 개조해 '애플'을 세운 뒤 10년만에 종업원 4,000명의 회사로 발전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기쁨도 잠깐,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되는 얄궂은 운명을 맞는다. 새로 영입한 경영진이 오히려 그를 쫓아낸 것.
이후 참담한 심정에 그는 몇 개월간 아무 일도 못하면서 방황한다. 그러나 그는 이 사건을 오히려 인생의 가장 멋진 일로 승화시켜 냈다. 자유를 만끽하며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 '픽사'를 만든 것. 바로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를 만든 회사다.
1997년 적자에 빠진 애플로 화려하게 복귀한 그는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 잇따라 대박을 터뜨린다. 그러나 그는 2004년 췌장암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는다. 그나마 수술이 성공해 신제품 발표 무대에 다시 설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간 이식 수술까지 받아야만 했다.
이런 역경 극복의 삶이 바로 그를 최고의 CEO에 올려 놓았다는 해석이다. 그는 자신이 수많은 고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을 자신의 일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2005년 스탠포드대 졸업식 때 한 연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어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겁니까.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면서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감을 따르는 것입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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