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를 타고 오른 담쟁이덩굴이 잎을 대신해 화려한 장식을 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늦가을 바람 앞에 섰습니다. 단풍을 보는 두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백과사전은 단풍은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에 초록색 엽록소가 파괴되고 가려져 있던 색소들이 나타나거나, 잎 속에 있던 물질들이 다른 색소로 바뀌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붉은색은 안토시아닌, 노란색은 카로티노이드, 갈색은 타닌 색소가 많아지면서 변화된 모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도종환 시인은 단풍은 '생의 절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버려야 할 것이/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제 삶의 이유였던 것/제 몸의 전부였던 것/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단풍 드는 날'중에서)
삶의 순간순간을 차곡차곡 잎맥 사이에 채워가며 열정적인 여름을 보냈던 나무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가장 황홀한 빛깔로/우리도 물이 드는 날'을 맞이합니다. 당신의 가을은 어떤 색깔입니까?
최흥수 기자 choiss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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