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알몬드 글, 데이브 맥킨 그림ㆍ김민석 옮김 (책과콩나무 발행ㆍ84쪽ㆍ1만1,000원)
소설가 김연수씨가 번역한 <스켈리그> <푸른 황무지> 등으로 알려진 영국의 청소년문학 작가 데이비드 알몬드의 2008년 작이다. 푸른> 스켈리그>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미술디자인에 참여하고 닐 게이먼의 그림소설 '샌드맨'에서 미술과 디자인을 맡았던 데이브 맥킨이 삽화를 그렸다.
어두운 내용을 환상적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한 작가는 이번에도 그 맥을 잇는다. 주인공 블루는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사는 왜소한 소년.
그는 동네 골목대장 호퍼의 괴롭힘에 시달리며 슬픔과 분노가 쌓여가자 '손도끼를 든 아이'라는 혼자만의 소설을 쓴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해 '그 후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진짜 싫었다.
실제 인생은 그렇지 않으니까. 나는 피와 내장과 모험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읽고 싶었다"(10쪽)면서 블루는 그런 글을 써 나간다.
소년의 글은 맥킨의 그림과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 삽화의 시퍼런톤, 거친 터치는 칼과 피의 이야기를 더 소름 돋게 한다. 야생인을 그린 무시무시한 표지부터 '어린이들에게 과연 유익할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른들이 강요하는 착한 생각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 책이 주는, '글쓰기는 치유의 힘을 지닌다'는 메시지는 자극성을 우려하는 어른들을 달래놓기 충분하다. 지레 겁 먹을 필요 없는 것이다, 이 책을 본 뒤 아이들은 칼이 아닌 펜을 들 테니까.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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