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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기지 최악 총기 난사 13명 사망/ 평소 이라크 파병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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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기지 최악 총기 난사 13명 사망/ 평소 이라크 파병에 불만…

입력
2009.11.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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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사망자를 낸 미 텍사스주 포트 후드 미군기지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은 요르단 국적의 부모를 둔 무슬림으로 2007년 '조승희 사건'으로 부각된 버지니아공대를 졸업, 8년 동안 군에 복무해왔다.

5일 현재 총에 맞아 치료 중인 하산은 자신의 범행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 수사 당국은 "부대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사촌의 증언과 "지난 7월 나쁜 근무평가 결과를 갖고 포트 후드로 전입해 온 후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주변의 말 등을 종합, 범행동기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불분명한 동기… 테러 가능성도

하지만 이미 미 육군은 FBI와 공조해 하산의 개인물품과 컴퓨터, 통화내용 등을 샅샅이 뒤지는 등 이번 사건이 순간적 감정에 기인했다기보다 계획적'테러 공격'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산이 이라크 등에 파병하는 미군의 움직임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던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점도 테러 시도였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6일자 뉴욕타임스는 "하산이 동료들로부터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면서 군 경력에 대해 다른 생각을 품게 됐다"며 "최근엔 종종 친척들에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미군 파병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곤 했다"고 단독 입수한 군 보고서를 토대로 보도했다. AP통신도 하산과 함께 근무한 퇴직 군인의 말을 인용해 "하산이 부대 내에서 미군 파병을 지지하는 동료들과 말다툼을 벌이며 오바마 정부가 아프간 등에서 철군하길 희망해왔다"고 전했다. 하산 소령은 그 자신이 해외 파병을 앞두고 있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FBI는 자살 폭탄 테러를 암시하는 인터넷 글 중에 자신을 '니달 하산'이라 칭한 사람이 있어 하산 소령이 그와 동일인일 경우, 이번 사건은 계획적 테러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지만 NYT는 아직 사법당국이 동일인물인지에 대해선 확실히 밝히지 않았다며 성급한 결론을 유보했다.

테러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하산이 군에서 지급하지 않는 무기를 두 정이나 영내로 들여와 범행에 사용한 점을 보면 상당 기간 범행을 계획했을 것이라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또 이번 난사 사건은 무슬림으로서 원하지 않는 해외파견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 큰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분명해 보인다.

이슬람사회 '역공격'우려

CNN은 미국내 이슬람 사회가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무슬림이라는 사실에 긴장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언제 어디서 무슬림을 노린 무차별 '역공격'이 이뤄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건 직후 미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비참한 사건을 규탄하는 공식 성명을 서둘러 내놨다. CAIR의 대변인 이브라힘 후퍼는 "하산이 무슬림이라는 확실한 보도가 나오기 전에 우리는 급히 성명을 발표해야 했다"며 "종종 무슬림들은 이런 종류의 사건에 대해 규탄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고 CNN에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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