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꿈나무들이 연일 세계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팀(17세 이하)은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바우치에서 열린 2009 나이지리아 청소년월드컵 16강전에서 멕시코에 드라마틱한 승부차기 승리(1-1ㆍ5PK3)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다. 17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8강에 오른 것은 1987년 캐나다 대회 이후 22년 만의 경사다.
한국 청소년 축구는 이로써 지난달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20세 이하)에서 '홍명보호'의 8강 진출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8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각급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한 해에 2회 이상 8강에 진출한 것은 한국 축구 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광종호'는 전반 36분 윤일록(진주고)의 헤딩슛이 크로스바에 맞으며 아쉽게 득점 기회를 놓쳤고, 전반 44분 기예르모 마드리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전반을 0-1로 마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종료 직전까지 만회골을 뽑아내지 못해 패색이 짙었던 한국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김동진(안동고)이 기적 같은 동점골을 작렬,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데 성공했다. 윤일록이 페널티 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패스를 김동진이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마무리, 팀을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한국과 멕시코는 연장 전후반 30분간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멕시코는 첫 번째 키커 카를로스 캄포스의 슈팅이 한국 수문장 김진영의 손에 걸린 반면 한국은 다섯 명의 키커가 차례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승부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키커 이민수(문성고)의 슈팅이 골네트를 가르는 순간 선수단은 벤치에 몰려가 한데 엉켜 극적인 역전승의 기쁨을 나눴다. 이광종 감독은 "장거리 이동과 딱딱한 그라운드 등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승리의 감격을 밝혔다.
한국은 10일 오전 3시 칼라바르에서 뉴질랜드를 5-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오른 개최국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사상 첫 4강 진출에 도전한다. 나이지리아는 2007년에 이어 2연패에 도전하는 우승후보로 새니 에마뉴엘, 에다페 에그베디(이상 3골), 스탠리 오코로(2골 4도움)가 이끄는 막강한 공격력이 돋보인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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