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람(10), 아람(10), 민(5) 3남매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하지만 여느 집과는 조금 다르다. 아이들의 재잘거림 대신 농아학교로 보내기 위해 아이들을 재촉하는 엄마의 목소리만 가득하다.
쌍둥이로 태어난 보람, 아람 자매는 백일 무렵 고열에 시달린 뒤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언어발달이 늦어지고 발음도 불분명해 거의 모든 대화를 수화로 한다.
쌍둥이 누나들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청력검사를 했던 막내 민이도 누나들과 같은 고도 난청. 다섯 살인 올해에야 기저귀를 떼고 걷기 시작할 정도로 역시 심각한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늦은 결혼으로 나이 마흔에 낳은 귀한 쌍둥이 자매에 이어 막내 아들까지 청각장애라는 사실을 안 엄마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하는 원망과 좌절에 빠졌다. 들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은 온통 위험한 장애물이라는 사실에 엄마의 마음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아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수화 공부를 하고, 보청기를 끼워 소리 자극을 주며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연이은 사업실패로 페인트공장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며 주말에만 집에 들르는 아빠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더 늦기 전에 세상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엄마와 아빠는 결심을 한다. 어렵게 장만한 집을 팔아 아이들에게 수술을 해주기로 한 것. 그나마 청신경 상태가 좋은 보람이와 민이는 인공와우 수술(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전달하는 수술)을 하기로 한다.
7년 전 인공와우 수술 실패 경험이 있는 아람이의 경우, 뇌간이식술(소리를 담당하는 뇌간에 외부소리를 전기자극 형태로 바꿔주는 자극기를 이식, 직접자극을 전달하는 수술)로 정했다.
어린 3남매를 수술대에 올려 놓은 부부의 속은 타 들어 가는데, 아이들은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소리로 가득한 세상과 마주할 수 있을까. 난청 3남매의 사연은 9일 오후 6시50분 MBC '닥터스'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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