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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말메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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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란의 길 위의 이야기] 말메의 눈물

입력
2009.11.0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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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런 문학적인 이름을 다 가지게 되었을까. H조선소 견학을 다녀온 분으로부터 그곳에 있는 한 기중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가 워낙 흥미진진해서 고래나 옛 추억이 아닌 단지 그 기중기만을 보러 울산에 가고 싶어질 정도였다. 사진으로 찾아본 이 기중기는 겨우 손톱만한 크기로 한 블로거의 사진 속에나 나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사진을 찍은 장소가 장생포인데다 저 멀리 보이는 것들 중 단연 두드러진 그 크기로 보아 왜 '골리앗'이라는 별명이 붙여졌는지 짐작이 간다. 속속들이 철저하게 쇠붙이인 이 기중기에 어떻게 눈물이라는 단어가 붙여진 걸까. 이 기중기는 원래 스웨덴의 말메란 곳에 있었다고 한다. H조선소는 이 기중기를 단돈 1달러에 구입했다.

그 거대한 기중기를 어떻게 운반했는지 생각만으로도 고단하다. 스웨덴에서 울산까지 멀고 험난했을 여정이었을 것이다. 운반 비용만 막대한 금액이 들었을 것이다. 그 기중기가 말메를 떠다던 날, 말메의 모든 시민들이 그곳에 나와 그 기중기를 환송했다. 많은 이들이 울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 말메의 눈물. 조선업 강국의 자리를 다른 나라에 내준다는 의미를 떠나 말메 어디에서나 눈만 들면 보였을 그 기중기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그 기중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가 하성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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