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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손'이 살린 명가 수원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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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손'이 살린 명가 수원의 자존심

입력
2009.11.0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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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이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탈락의 아픔을 딛고 201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수원은 8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9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120분 혈투 끝에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7년 만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차범근 수원 감독은 2004년과 2008년 정규리그 우승, 2005년과 2008년 컵대회 우승에 이어 FA컵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국내 프로축구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의 주인공이 됐다.

성남은 전반 27분 몰리나의 프리킥을 라돈치치가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성남은 후반 수원의 맹공을 잘 막아내며 우승을 목전에 두는 듯 했지만 후반 41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티아고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할 때 김태윤이 파울을 저지르며 페널티킥을 내줬고 수원의 에두가 침착하게 마무리, 백척간두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연장 30분의 공방이 무위로 그친 후 돌입한 승부차기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수원의 거미손 수문장 이운재는 두 차례에 걸쳐 그림 같은 다이빙 세이브를 선보이며 '승부차기 달인'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2-2로 맞선 상황에서 성남 김용대가 티아고의 슈팅을 막아내며 분위기가 성남 쪽으로 흐르는가 싶었지만 이운재는 성남의 3 번째 키커 김성환의 슈팅을 왼쪽으로 몸을 날리며 막아냈고 3-2로 앞선 상황에서 성남의 네 번째 키커 전광진의 땅볼 슛을 몸을 던져 잡아냈다. 5,000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원정 서포터스의 응원 속에 나선 수원의 마지막 키커 김대의의 슈팅이 골네트를 가르며 120분 혈투는 막을 내렸다. '신기'에 가까운 선방으로 수원의 우승을 이끈 이운재는 대회 MVP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2관왕에 올랐지만 올시즌 부진을 거듭하며 정규리그 10위에 머무른 수원은 FA컵 우승으로 상금 2억원과 2010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어 '명가'의 자존심을 살렸다.

성남=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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