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발사된 한국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KSLV-Ⅰ)가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한 원인인 페어링(위성덮개) 비정상 분리는 분리 화약 폭발 지연이나 기계적 결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로호 발사조사위원회는 5일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중간 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페어링의 비정상 분리 이외에 발사 준비 과정부터 비행 종료까지 다른 비정상 상황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나로호의 원격 측정 정보와 지상 실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둘 중 한쪽 페어링이 비정상적으로 분리된 원인을 2가지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한 가지 추정 원인은 발사 216초 후 한쪽 페어링의 분리 화약만 정상적으로 폭발하고 나머지 한쪽의 분리 화약이 540초에 뒤늦게 폭발했다는 것. 또 다른 원인은 양쪽 페어링의 분리 화약이 발사 216초 후 동시에 폭발했으나 한쪽 페어링만 정상 분리되고 나머지 한쪽은 기계적 문제 때문에 540초가 돼서야 분리됐다는 것이다.
이 두 가설을 놓고 조사위는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분리 화약의 기폭 장치와 전기 시스템, 페어링의 기계 구조와 전기 시스템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 중이다. 이인(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위원장은 "현재로선 첫 번째 가설에 좀 더 무게를 둘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과 러시아 중 어느 쪽의 책임인지를 가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11월 중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고압 측정 앰프 확인 실험과 페어링 분리 재현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발사 후 540초에 진동이 생기고 온도가 상승한 이유, 덜컹거리며 먼지 비슷한 비산물이 발생한 까닭, 발사체 상단과 위성의 충돌 가능성을 향후 중점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며 "올해 말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문해주 교과부 거대과학정책관은 "올해 말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운 후 내년 상반기 중 나로호 2차 발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사위는 8월 28일 페어링 관련 산ㆍ학ㆍ연 전문가 7명(나로호 개발 참여자 배제)으로 구성됐다. 조사위 산하 '페어링 전문 조사 TF'는 조사위 위원 2명과 국방과학연구소의 페어링 전문가 3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러시아 기술진은 지난달 말 러시아에서 나로호 발사가 성공인지, 실패인지를 공식 판가름하는 실패조사위원회(FRB) 1차 회의를 열었다. 문 정책관은 "페어링 비정상 분리에 대해 주로 논의했으며 11월로 예정된 조사위의 페어링 분리 재현 실험에 러시아가 함께 참관한 뒤 2차 회의는 12월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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