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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이랜드·유니클로 "패션내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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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이랜드·유니클로 "패션내의 전쟁"

입력
2009.11.0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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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대표 패션 기업의 '서울 명동 대전'이 임박했다.

2003년 한국 진출 이래 승승장구하고 있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사의 유니클로와 국내 첫 글로벌 SPA(제조와 소매를 겸하는 패션 브랜드)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랜드의 스파오가 주인공이다.

같은 SPA 브랜드 가운데서도 자라와 망고 등이 품질보다 유행을 중시하는 패스트패션이라면 유니클로와 스파오는 유행보다 품질에 방점을 두는 스타일다.

초점이 같으니 진검승부는 불가피하다. 스파오는 25일 첫 매장을 명동에 개설하는데 유니클로도 기존에 명동점을 갖고 있어 명동이 첫 전장이 될 전망이다. 이들의 맞붙을 상품은 발열 기능 패션 내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히트텍 대 웜히트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일본의 섬유 기업 도레이가 유니클로를 위해 개발한 발열 기능성 소재. 2004년 유니클로가 이 소재로 만든 패션 내의를 처음 선보인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6,400만장에 달한다.

히트텍의 인기 요인은 겨울철 내복 착용을 꺼리는 사람들을 겨냥해 내복으로도, 겉옷으로도 입을 수 있을 만큼 기능성과 패션성을 두루 갖춘 것이다. 이 브랜드의 또 하나의 인기 상품인 브라탑(브래지어를 여름용 상의 안에 내장한 제품)은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히트텍을 겨냥한 스파오의 제품은 웜히트다. 이랜드의 소재개발연구소가 자체 개발한 발열성 원단을 사용했으며,내의지만 목선을 둥근 라운드넥, V넥, 터틀넥 등 겉옷으로 이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스파오 측은 "10종에 달하는 화려한 색감, 레깅스나 이너웨어로 받쳐 입을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겨울 내의의 핵심 기능인 발열 기능성에서도 유니클로 제품을 앞선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국제 시험 검사 기관인 한국섬유기술연구소(KOTITI)의 실험 결과, 웜히트의 발열성은 6도로 히트텍의 5.7도다 높게 나왔다.

'세계의 겨울을 바꾼다' '세계인의 브랜드를 바꾼다'

치열한 패션 내의 경쟁이 예고되면서 유니클로는 일찌감치 지난달 중순부터'세계의 겨울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담은 대형 광고를 전국 곳곳 매장에 내걸었다. 히트텍 판촉에 본격 나선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8만장.

올 겨울엔 무려 5배가 넘는 100만장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태우 마케팅매니저는 "지난해 대대적 홍보전을 펼친 덕인지 올해는 아직 늦가을이지만 판매 속도가 빠르다"고 밝혔다.

스파오는 웜히트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명동 매장 개장과 동시에 대대적인 판촉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판매 목표량은 10만장.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앞선 기능과 가격 메리트를 내세워 경쟁사가 개척한 발열 기능성 패션 내의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포부다.

노병규 이랜드 홍보마케팅부장은 "원단의 발열성은 더 우수하면서 가격은 9,900~1만2,900원 선으로 히트텍 제품(1만9,900원)보다 40% 이상 저렴하다"며 "경쟁사가 세계인의 겨울을 바꾼다면 우리는 세계인의 브랜드를 바꾸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 섰거라" "신경 쓰이네"

지난달 방한한 야나이 타다시 유니클로 사장은 "이랜드가 우리와 유사한 브랜드를 내놓는 것에 대환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랜드의 추격전에 적잖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처지.

스파오의 첫 매장은 공교롭게도 유니클로 명동점이 있는 본사 바로 옆에 선다. 이 매장은 연면적 1,000평대 건물에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를 모두 겨냥한 2,000여 가지 스타일,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다양한 엔터테이닝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김태우 유니클로 매니저는 "명동점은 제품과 마케팅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험하는 매장이기 때문에 바로 옆에 경쟁자가 들어오면 아이디어를 빨리 캐치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병규 이랜드 부장은 "스파오는 이랜드의 30년 패션 사업 노하우가 집약된 브랜드로 패션 내의는 시작일 뿐"이라며 "순도 99% 초경량 구스다운재킷 등 핵심 제품이 속속 선보여 외국 브랜드 일색의 SPA 패션 시장에서 토종 파워를 제대로 보여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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