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돈암동 성신여대 면접장. 201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성신챌린저 전형에 응시한 A(18)양은 5명의 입학사정관들과 마주했다. 지원 동기와 입학 후 포부, 영어로 자신의 특기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라는 질문이 쏟아졌다. 전임ㆍ위촉ㆍ교수입학사정관들로 구성된 면접위원들은 20여분 동안 A양의 성장잠재력과 창의력, 자신감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A양은 "말로만 듣던 입학사정관 전형의 실체는 생각보다 더 까다로웠다"며 "학원 등에서 입학사정관제 사교육을 서 너 차례 받았지만 별도 도움이 안됐다"고 말했다. 사교육이 마련해준 정형화 된 입학사정관제 포트폴리오는 소용이 없었다는 뜻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5일 국회 보고자료를 통해 일부 대학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모범사례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신여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포항공대) 등이 들어있으며, 이 중 성신여대가 특히 주시 대상이라는 게 교과부 설명이다.
몇가지 이유가 있다. 대부분 대학이 입학사정관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했지만 성신여대는 다르다는 것이다. 전임사정관 5명 중 4명이 정규직이다. 심화진 총장은 "입학사정관제 문제점 중 하나인 신분불안은 다른 대학 얘기"라고 말했다.
입학사정관 전형 방식은 다른 대학과의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학교 측은 입학사정관 전형의 핵심인 공정ㆍ신뢰성 담보를 위한 기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면접 비중을 최소 40% 이상으로 정해 정성평가 비중을 강화했고, 수험생 1명 당 5명의 면접평가팀이 구성됐다.
전임입학사정관 1명, 교수사정관 2명, 외부 위촉사정관 2명이 참여하고 있다. 개별 입학사정관이 맡을 전형은 면접 당일 오전6시에 통보한다. 김종배 입학홍보처장은 "전임입학사정관 평가 결과만 반영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5명의 평가팀을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 결과도 5명 사정관들의 점수를 모두 더하는 게 아니라 최고점과 최저점을 뺀 채 합산해 평균을 사정에 반영했다.
성신여대는 올해 총 정원의 14.4%(319명)를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지만, 입학사정관들이 서류심사부터 면접까지 전과정에 참여하는 전형은 최소화 했다.
검증이 안된 제도를 처음 시행하는 것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때문에 올해 입학사정관들이 전과정에 참여하는 전형은 총 정원의 1.3%에 불과하며, 나머지(13.1%)는 부분참여 전형이다.
한편 교과부는 올해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이 모두 마무리되는대로 정부 재정 지원을 받은 대학을 중심으로 전형 결과 등을 자체 분석해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하고 우수 대학은 벤치마킹 사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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